Skip to content
Polymorlog

글또 백엔드 반상회(10기) 후기

글또18 min read

반상회 포스터

0. 들어가며: 반상회란?

글또 반상회에 다녀왔다. 처음 글또를 신청했을 때 할 수 있는 활동은 다 해보고자 했기 때문에 반상회 신청은 별 망설임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생각보다 인원에 대한 제한도 있고, 취소하는 인원도 있는 걸 보고 놀랐다. 한 사람의 참여자로서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남겨두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아 글을 써본다. 누군가 다른 직무의 반상회에 대해 참여를 고민하고 있다면 도움이 되면 좋겠다.

주변 사람에게 반상회 간다고 이야기하면 못 알아듣겠다고 하니, if kakao, deview나 우아콘, 인프콘과 같은 개발 관련 컨퍼런스의 미니 버전 정도라고 설명했었다. (인프런의 퇴근길 밋업 정도이려나? 가보진 않고 영상으로만 봐서 확실히는 모르겠다) 회사가 주관하는 메이저한 컨퍼런스는 아니지만, 퇴근 시간 이후에 4시간 남짓의 시간 동안 유사 직무의 발표와 질문 그리고 네트워크 시간으로 나름대로 알차게 구성이 되어있다. 무엇보다 스태프 역할과 발표자 분들 모두 글또 내에서 자발적으로 참여하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색다른 매력이 있다.

1. 반상회 참여 과정

반상회 모집이 슬랙에 11/24 일요일 오후 1시에 떴는데, 나는 오후 7시쯤 확인하고 바로 신청했다. 이걸 신청할 때까지만 해도 모집 인원 안에 든 줄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 신청 마감이 되어 있었다. 일요일 오후 모집 시작에 70명 컷까지 6시간은 더 걸린 셈인데, 신청할 요량이라면 슬랙 알림은 꼭 켜두도록 하자.

신청 설문에는 연차나 관심 도메인 등을 적게 되어 있었는데, 후에 네트워킹 조 편성이 이것을 기반으로 했는지는 모르겠다. 실제 네트워킹에 꼭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자세히 적고, 본인이 당일에 기억해가서 대화를 이끄는 게 나아 보인다. 나의 경우도 뭔가를 준비해가지는 않았지만 늘상 생각하던 고민들이 있다 보니 꺼내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다른 분들의 생각도 들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신청 이후에 신청이 완료되었다는 메시지는 글팽이라는 슬랙 봇을 통해서 전달되었다. 반상회는 12/5 목요일 예정이었고, 이 알림은 12/2 월요일에 왔다. 근처의 주차권을 예매만 해놓고 그리고 바쁜 현생으로 잊고 지냈더니 반상회 당일이 되었다.

2. 현장의 첫 순간들

letter-frontletter-backtowel

반상회가 진행된 우테코 교육장 선릉 캠퍼스는 예전에 Next Step 교육으로 한 번 방문한 적이 있어서 크게 낯설지는 않았다. 입구에 들어가니 인사하며 안내해주시는 분들, 출석 체크를 하고 이름표와 스티커를 받는 대기 줄이 있었다. 생각보다 스태프 분들도 살짝 긴장하신 분도 있는 것 같고, 능숙하신 분들도 있어 보였다.

자리에 앉으니 딱히 할 게 없어서, 클로드와 함께 RPC 기반 부저 시스템 구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으니, 햄버거(크라이치즈버거)를 나누어 주셨다. 햄버거 주신 분이 편지까지도 정성스레 남겨주셨는데 글또라는 커뮤니티를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시는 분들이 참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와중에 드디어 발표가 시작할 시간이 되었다.

3. 발표 세션 리뷰

총 세 분이 발표를 했는데 발표 모두 나에게는 흥미진진한 내용들이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들었다. 아래는 발표 내용을 내 느낀 대로 다시 정리를 해보았다. 개인적으로는 발표자 분들이 나눈 주제에 대해 각각 다시 나의 경험을 글로 정리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3.1 주니어는 오늘도 고민한다(권시연님) : 주니어의 성장과 불안에 대하여

개발자 커뮤니티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퇴사, 이직 같은 주제는 끊임없이 이야기 하는 주제들이다. 시연 님은 과거에 퇴사하고 이직을 준비했던 내용 자체보다는 현재 회사에서 겪었던 문제들과 이를 극복해가는 여정에 대해 공유를 해주셨다.

  • 핵심 키워드 : 주니어 개발자의 성장
  • 주요 내용 :
    • 개발자로 일하면서 겪는 불안과 고민의 해결 과정
    • 개발자로서의 팀에 기여하는 액션 아이템
  • 발표자 분의 관련 글 링크 : - 연로그 - 신입 개발자, 김영한 님을 만나다.

나 또한 어떤 회사의 어느 프로젝트를 가나 늘상 시도하게 되는 것이 문서화 였는데, 어떻게 이 방향성을 구체화 하고 팀 차원에서 도움이 되도록 실행할 것인지 인사이트를 많이 얻었다.

스스로 겪은 고충에 대해 담담하고 건조한 표현으로 발표하는 모습만 보아도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을지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어쩌면 적지 않게 고생했던 나의 시간을 투영해서 본 것일 수도 있다.

참고로 시연님의 발표 내용 중, 새로 들어간 팀에서 주니어로서 해볼만한 액션 아이템 들은 이미 블로그에 잘 정리가 되어있다.

3.2 리팩토링 - 저주받은 프로젝트를 살리는 마지막 힘(서민재님) : 리팩토링 도전기

민재 님의 발표는 가장 유쾌한 발표였음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리팩토링이라는 다소 머리 아픈 소재를 본인 경험을 가지고 재미있게 공유해 주셨다.

  • 핵심 키워드 : 레거시 코드 개선, 리팩토링 전략, 테스트 코드
  • 주요 내용 :
    • 계층 간 책임 분리와 인터페이스를 활용한 리팩토링 전략
    • 테스트 코드 스타일 통일과 픽스쳐 개선 방식
  • 발표자 분의 관련 글 링크 : DevSeoRex - 리팩토링? 어렵지 않아요 😎

나는 발표의 중심적인 내용은 아니고 곁가지에 관심이 쏠렸는데, 리팩토링 말리는 동료 분들의 이유가 프로덕션의 안정성이 아닌, 리팩토링 업무를 맡은 당사자가 너무 힘들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였다는 것이 놀라웠다.

다만 전임자의 퇴사와 스파게티 코드로 고생하는 패턴을 이 분도 겪으셨나 본데, 이 패턴은 놀랍도록 모든 사람이 겪는 것 같다.

리팩토링을 하는 과정은 그것에 왕도가 없음을 시사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던 것 같다. 계층 간의 책임을 명확하게 하고, 인터페이스를 분리하는 것. 또 테스트 코드 스타일을 통일하고 테스트 픽스쳐를 개발자 편의에 맞게 점진적으로 고쳐 나가는 것 등의 과정을 설명해 주셨다. 사실 이런 부분들은 몰라서 안하는 영역보다는 알아도 못하는 영역에 가깝다고 보는데, 그 실행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발표를 마치고 질문 시간에 내가 물어보고 싶었던 내용은 다 다른 분들이 질문을 해주셨는데, 어떻게 리팩토링을 구성원에게 설득하는지, 리팩토링의 과정에서 서비스 안정성을 어떻게 담보하는지 등의 질문 이었던 것 같다.

이 부분들은 민재님이 마주하고 있는 환경에서 이미 리팩토링 자체를 조직에서 개발팀의 과제라고 인정하고 있는 곳이라는 인상을 받았고, 다소 간의 회귀 오류 등을 커버할 수 있는 상황에서 진행을 하신 것 같았다. 나와는 상황이 달라서, 나는 나대로의 길을 또 개척해 나가보고 내년에는 그 기록을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3.3 마라톤도 스프린트도 아닌, 일기(손영인님) : 개발자로서 하루하루를 나아가는 방식

세번째 발표는 알고보니 놀랍게도 글또 입문을 결심했던 트리거가 되었던 영인님의 발표였다. 실물을 뵌 적이 없으니 그 분이 이 분이라고 생각을 못했는데 블로그를 보니 같은 분이었다. 문체로 상상하던 분과는 다른 듯 비슷한 것 같아 매우 신기했다.

영인 님은 스터디나 일하면서 겪은 시행착오를 기록하는 과정 등에 대해 이야기 해주셨다. 내가 크고 작게 스터디를 하면서 겪었던 문제에 대해 나름대로의 방향성을 주셔서 좋았다. 모두가 발표하는 스터디 컨셉은 내년에는 사내에서 시도해 봄직 한 것 같다.

그리고 40년 차 프로그래머의 글을 인용하며 개발자로서 느끼는 조급함을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에 대한 내용도 있었다. 여타 개발자로서 혹은 직장인으로서 이러한 조급함을 느끼는 것은 세대와 국경을 넘나드는 보편적인 문제라고 느껴지면서 왠지 모를 위로가 되었다.

무엇보다 발표 내내 따뜻한 응원을 받는 느낌이 좋았던 것 같다.

4. 네트워킹 시간

  • 네트워킹은 크게 세 파트로 진행되었다:

    1. 조 편성 및 자리 배치
    2. 가이드라인에 따른 토론
    3. 자유로운 대화 및 경험 공유
  • 네트워킹 주요 대화

    • 성장의 기회와 안정성 중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 회사 문화와 개발 문화의 차이

발표가 끝나고 쉬는 시간에 네트워킹 조를 슬랙을 통해서 공유 받고 각자 헤쳐 모였다. 이 시점에 조금 우왕좌왕 하기도 했으나 잠깐 이야기 나눌 자리를 찾고 앉으니, 또 이야기 하다가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신청 양식부터 관심 있는 도메인 등을 고르게 되어 있었는데 그렇게 조가 구성이 된 것인지는 모르겠다. 설문에 작성된 내용을 기반해서 대화를 하진 않았고, 대신 당일 네트워킹을 위한 가이드 같은 문서가 따로 전달이 되었다.

처음에 굉장히 어색했는데, 발표하셨던 시연 님이 같은 조가 되어서 발표 내용으로 자연스레 몇번 묻다 보니 금방 자연스레 대화를 하고 있었다.

같은 조였던 채훈 님, 주영 님, 정화 님, 종은 님, 시연 님 모두 각기 다른 곳, 다른 시간에 일을 해왔지만 고민과 경험의 범주는 유사한 것이 많았다. 주로는 성장의 기회와 안정성 중에 무엇을 우선하는가 하는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다. 이야기 하면서 묻어 나오는 각 회사의 문화는 굉장히 이질적으로 느껴졌으나, 큰 틀의 경험은 유사하게 느껴지는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잠깐 사진도 찍었는데, 사진 마저 글또 분이 서버 개발을 하신 나만의 네컷이라는 앱으로 촬영을 했다. 글또 안에 참 대단한 분들이 많은 것 같다.

5. 마치며: 다음을 기대하며

내가 스탭으로 참여한 것은 아니지만 한 땀, 한 땀 일구어 만들어 내는 반상회라는 것에 마음이 더 가고 응원을 하게 되는 것 같았다. 운영진분들 정말 수고가 많으셨다고 이 자리를 빌어 전해드리고 싶다.

다음 반상회가 혹여나 있다면, 발표자나 스탭으로 한 번 참여해 보고 싶다. 네트워킹을 사전에 조금 면식을 만드는 자리를 만들어 주어도 좋을 것 같고, 입장 등의 이동 동선도 깔끔하게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들이 들었다.

이런 현장 스케치류 글을 처음 적어 보는데, 사진을 안찍어 둔 것이 좀 후회된다. 다음에 어디 행사 갈 때는 사진을 꼭 찍어두어야겠다.

© 2025 by Polymorlog. All rights reserved.
Theme by LekoArts